[시론] “건설기계가 멈추면 대한민국도 멈춘다”

건설기계뉴스 | 기사입력 2025/07/27 [13:57]

[시론] “건설기계가 멈추면 대한민국도 멈춘다”

건설기계뉴스 | 입력 : 2025/07/27 [13:57]

▲ 송기헌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국토교통위원회)     ©

 

건설 현장은 어느 곳보다 이른 시각에, 분주한 하루가 시작되는 곳이다. 그런데 그렇게 흘린 땀방울이 정당한 대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현장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건설기계 사업자들의 현실이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건설기계 사업자들은 현장에서 묵묵히 건설기계를 조종하면서도 임금체불과 불공정 계약, 부당한 처우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건설산업의 동반자이면서도 하수급인 지위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동안 건설기계 사업자들이 입법과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왔다는 방증이다. 입법기관에 몸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현장에서는 건설기계 임대차 계약서조차 작성되지 않은 채 장비가 투입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그 결과 체불이 발생해도 대여금 지급 책임을 원도급과 하도급이 서로 떠넘기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보증보험 가입 의무가 면제되는 제도적 허점으로 인해 소규모 공사에서는 최소한의 임대료 보장조차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국토교통위 위원으로서 건설기계 대여업계의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생계와 안전이 방치되고 있는 현실은 결코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법과 제도가 빈틈을 제대로 메우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최근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공 공사에 투입되는 건설기계의 대여대금에 대해서도 전자대금 지급시스템을 의무화해, 지급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는 현장에서 건설기계 사업자들에게 반복되는 체불 임금을 방지하고, 사업자들의 권익을 제도권 안에서 실질적으로 보호하려는 작지만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기간이었던 지난 5월,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 회장단과 국회에서 입법·정책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이 자리를 통해 현장의 절실한 목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었다. 특히 건설기계 사업자들의 고충이 법·제도적 공백에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했다.

건설기계 사업자들이 처한 이러한 법·제도적 공백을 해소하려면 ‘건설기계사업법’ 제정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화물운송 사업과 마찬가지로, 건설기계 대여업도 독립된 사업법 체계를 갖춰야 보다 안정적인 권익 보호와 산업 진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는 약 55만 대의 건설기계가 등록되어 있다. 이를 운용하는 대여사업체는 약 1만 5천 개에 달한다고 한다. 업종이 건설산업의 중요한 한 축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그에 걸맞은 제도적 위상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독립적인 ‘건설기계사업법’ 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건설기계 사업자들이 ‘건설기계사업법’ 제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표준임대료제, 표준계약서 개선, 불공정 약관 정비, 기사 인건비 보장 등의 제도들은 결코 과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오래 미뤄져 왔을 뿐이다. 

‘건설기계사업법’ 제정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국토교통부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다. 최근 계약서 없는 장비 투입이 빈번하다는 건설기계 사업자들의 문제 제기가 많았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현행 실태조사가 형식적 조사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현장의 불공정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국회 차원에서 실태조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지금은 새 정부가 출범한 변화와 개혁의 시간이다. 건설기계 현장의 오랜 목소리를 입법과 정책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적기라고 할 수 있다. 국토교통위 위원으로서 건설 현장의 정직한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법·제도적 기반 마련에 온 힘을 쏟을 작정이다. 건설기계가 멈추지 않아야 대한민국이 멈추지 않는다. 이제 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게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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