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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피라미드’ 기저가 흔들린다

[사설] 노동절 전국 체육대회 행사장 밝지 않은 분위기에서...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2/05/25 [14:28]

‘건설산업 피라미드’ 기저가 흔들린다

[사설] 노동절 전국 체육대회 행사장 밝지 않은 분위기에서...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2/05/25 [14:28]

건설기계 대여업계가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전국적으로 체육대회 등 크고 작은 잔치를 열었다. 늘 이맘때면 하는 행사이며, 가족까지 모여 신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때다. 하지만 올해 행사장에 나온 사업자들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건설기계 대여사업자들은 임대료를 받아 먹고사는 이들인데, 그 임대료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해져 그렇다.

건기사업자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 건 뭐니 뭐니 해도 천정부지의 고공행진을 벌이는 유류대이다. 경유를 자기 돈으로 주유하고 임대료를 받아 경비를 떠는 건설기계사업자들의 경우 유류대 인상분만큼 임대료를 올려줘야 그 전의 사업조건을 유지할 수 있다. 유류대는 오르는데 임대료는 그대로면 어떻게 하나?

지금 건기대여업계를 보면 어느 기종의 경우 무려 20여 년 전의 대여료를 받는 데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이 유류대를 포함해 건기 구입비·부품비 등 각종 경비는 물가인상분 만큼 오르는데 임대료는 수년째 그대로이니 대여사업자들이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할 수가 없는 상태인 것이다.

문제의 근원은 10년 전 정부가 경유에 매기는 세금을 휘발유의 80%대까지 끌어올리면서 시작됐다. 경유로 엔진을 가동해 사업을 하는 업계가 타격을 받을게 뻔했고 결국 정부는 택시·버스·화물에 유류보조금을 지급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건기업계에는 수급조절을 약속하고 이를 무마했다.

그런데 수급조절이 펌프카·믹서만 이뤄지고 초과공급이 가장 심각하다는 굴삭기에선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팔아 장사하는 제조업계의 반대와 이에 휘둘린 정부의 편향된 정책, 그리고 마침내는 FTA(국제법) 법리와 충돌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더 이상 이뤄지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렇게 ‘경유값(세금포함) 폭탄’에 짓눌린 대여업계에 치명타를 날린 건 국제원유가 고공행진. 수백원에 불과하던 리터당 경유 값이 이젠 2천원대를 오르내리고 있으니 대여사업자들을 죽으라 죽으라 하는 셈이다. 게다가 신제품 가격은 매년 꼬박꼬박 오르고, 조종사 인건비에 유지비, 그리고 감가상각을 고려하면 딱 적자운영이다.

그러니 몇 대씩 건설기계를 운영하던 사업자들이 대수를 하나 둘 줄이다 결국에는 1대만 가지고 직접 조종(자작)을 한다니 이제는 업권을 거론하기조차 어렵게 됐다. ‘자작’ 사업자가 전체의 80% 이상이라고까지 한다. 처참한 현실 앞에 말문이 막힌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건기사업자들은 묵묵히 일을 해왔는데, 임대료 체불까지 기승을 부린다. 시공사 또는 하도급사 부도로 자기 돈 들여가며 일을 다 해주고 받아야 할 삯을 뜯기는 것인데 이건 정말 ‘보따리’까지 내놓으라는 격이다. 일부는 신용불량자가 되고, 또 일부는 명의변경을 해 사업을 하는 어이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건기대여업계가 이처럼 붕괴직전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전국에서 전 기종에서 임대료나마 좀 인상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건기대여업은 건설노동자 등과 함께 건설산업의 맨 마지막 고임돌이다. 그 고임돌이 짓뭉개지고 부셔지면 전체 피라미드는 지탱할 수 없다. 그러니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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