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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건설기계 분사를 지켜보며

건설기계신문 | 기사입력 2017/05/03 [13:57]

[사설] 현대건설기계 분사를 지켜보며

건설기계신문 | 입력 : 2017/05/03 [13:57]

현대건기가 태어났다. 현대중공업이 사업부문별 독립법인체를 출범, 6개 기업으로 쪼개진 것이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그렇지 않다. 덩치가 큰 사업에 나머지 사업이 밀렸을 테고, 부문별 전문성이 훼손되거나 무뎌지기 일쑤였을 것이기 때문. 이제야 건기사업 그 자체로 평가받을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일 조선·해양·엔진은 현 체제를 유지하고, 전기전자·건설기계·로봇을 분사했다. 지난해 12월 가른 그린에너지와 선박서비스까지 총 6개 부문으로 쪼개는 셈이다. 현대건기는 자산 1.6조원(4.7%)을 할당받아 계동사옥에 본사를, 분당에 기술영업부문을, 울산에 제조공장을 두게 된다.

87년 현대중장비로 시작해 30년만에 제 이름표를 붙인 현대건기. 90년 매출 1천억원 생산누계 8천대에서 26년여 만에 매출 1조8천억 생산누계 54만대로 각각 18배와 68배로 키웠으니, 눈부신 성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문제다.

중국시장 시장점유율 추락과 현지투자법인 부실화에 따른 영업손실이 커지고, 내수시장에서도 로더를 빼고 주력 굴삭기 등에서 두산이나 볼보에 밀리며, 나라 안팎의 경기 하락에 따른 제조산업 약세로 현대중공업 건기사업은 어려움에 봉착한 것이다. 중국의 2개법인과 엔진제조사업 투자가 모두 실패하며 한계에 다다랐던 것.

문제는 단일법인 체제에선 경영난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인지를 가리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말썽 난데만 수술해도 되는 데, 전체를 수렁에 빠뜨릴 수 있기에 그렇다. 논란 끝에는 분야별 전문성을 극대화해야 모두 살 수 있다는 결론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현대건기 분사를 긍정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주총에 93%의 압도적 찬성을 얻은 것, 전체 지분의 15%에 이르는 외국인 주주들이 찬성 한 것도 그 반증. 재무를 부문별로 쪼개 단순화하고 그 판단을 근거로 개선방안을 찾는 게 해법찾기가 쉽고 위기분산 효과도 크리라 판단했을 것이다.

건기 경쟁력강화 기대감도 크다. 경쟁력강화로 수익을 올리고 그 성과를 자체 연구개발 등에 재투자하면 건기중심 활로를 개척해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 문제인 ICT기반 솔루션부족 등도 채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건기사업이 깨지지 않는 신화를 가지고 있는데, 수출이다. 매출의 70%가 여기서 나온다. 중대형 굴삭기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7.2%를 달성했을 정도다. 특히 신흥시장 지배력은 대단하다. 인도에선 지난한해 45%성장을 기록 시장점유율 16%로 2위를, 러시아에서 15%, 브라질에서 22% 베트남에서 26%를 점하고 있다.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분사 과정에서 최대주주와 지주사 지배력이 강화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눈총, 노동현장을 옮겨야 하는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요소 등이 있다. 노조가 구조조정을 반대한 것도 그 때문. 부정요소를 줄이며 긍정효과를 키운다면 좋은 미래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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